골이 깊으면 산도 높다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우리경제가 올해 들어 빠르게 V자 회복되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는 2021년 4월 28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3%에서 3.5%로 상향 조정했다. IMF는 이미 3.6%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5일 유엔산업개발기구가 발표했듯 제조업 경쟁력 세계 3위라는 대한민국의 저력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초부터 이어지는 해외수출 증가도 계속 이어져, 5월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1%라는 사상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성과는 주가상승으로 이어져, 4. 20. KOSPI가 사상최고인 3220을 달성했고, 5. 11. 다시 사상최고인 3249.3에 이르렀다. 우리 주가가 한달도 되지 않은 기간에 사상최고치를 두 번이나 달성한 셈이다.
우리에게 온 것은 경제회복만이 아니었다
지금의 경제회복이 세계적인 돈풀기 즉 양적완화 덕분이라는 것을 누구나 다 안다. 죽어가는 환자에게 응급수혈을 해서 정신을 깨워놓은 셈이다. 그래서 그 부작용도 심하게 오고 있는데, 그건 바로 너무 급격하게 진행되는 물가상승이다.
'21. 5. 1. - 구리값 톤당 1만불 벽 넘어... (매일경제)
'21. 5. 5. - 파, 계란값 다 뛰었다...4월 물가 2.3% 폭등 (매일경제)
'21. 5. 5. - 전세계 구리와 니켈 가격 폭등...정부, 비축량 긴급 방출 (매일경제)
미국도 전혀 예외는 아니다.
'21. 4. 22. - 기저귀, 콜라, 잼... 미 생활물가 무섭게 뛴다 (매일경제)
급기야 중국도 우려를 주고 있다.
'21. 5. 11. - 중국 5월 생산자물가 6.8% 상승..."세계 인플레 우려" (연합뉴스)
아냐.. 아직은 아냐...
물가가 뛴다는 것을 너무 쉽게 보는 투자자가 많다.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화폐가치가 하락하므로, 실물인 부동산이나 주식을 갖고 있는 전략이 오히려 안전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흔히 펀더멘털이라고 하는 기초체력이 단단할 때 해당하는 얘기다. 지금처럼 정신못차리다가 수혈받고 눈을 뜬 경제에 물가상승은 막 정신차린 환자의 링겔을 뽑고, 덜 익은 밥을 꾸역꾸역 먹이는 것과 같다. 왜 그럴까. 물가상승은 곧 금리상승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금리상승은 화폐가치하락을 반영하는 결과다.
금리 상승이 우리 경제에 주는 부담
영혼까지 끌어모았다는 **영끌**은 지나친 금리상승이 되면 영혼까지 끝나버릴 수도 있다. 그 지경은 아니라고 해도 생활비로 쓸 돈을 은행에서 가져가니 삶이 팍팍해진다. 부담은 사람을 궁지에 몰 수 있다. 하나둘씩 집을 팔고, 주식을 판다. 여기저기 돈이 귀해지는 것이다. 이럴 때 자산시장의 하락은 불가피하다.
세계경제에서 우리의 포지션은 참 애매하다. 세계경제가 안정되었을 때는 선진국에 가깝고, 불안할 때는 신흥국으로 본다. 세계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면? 신흥국에 가깝게 본다. 그래서 그때 국제 투자자본은 우리나라 채권 등 금융자산을 팔고, 미국 채권을 산다.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 그런 경향이 더 가속화된다. 그래서 우리 자산시장의 하락은 더 불가피해진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피하기 어렵다.
미국도 헷갈려하는 지금 상황
금리 상승은 미국 경제에도 일정부분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 양적완화를 줄이는 테이퍼링 때문만이 아니라, 시중에 푼 자금이 당장 회수되므로 일시적으로 긴축효과도 준다. 하지만 피할 수는 없다. 마냥 늦추다가는 더 큰 거품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걸 아는 미국도 고민에 빠진 게 분명한 것이
'21. 5. 4. - 옐런 "인플레 걱정말라...관리 가능" (매일경제)
라면서 바이든의 부양책에 힘을 싣다가,
'21. 5. 6. - "미국 금리 오를수도" 직접 언급한 미 재무장관 (매일경제)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청천벽력같은 예고를 하였다.
밀운불우(密雲不雨)의 시간... 비는 언제올 것인가
금리는 결국 오를 것이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기준금리를 언제 올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시장금리는 벌써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위에서 말했듯이 분명히 영향을 받을 것이다.
얼마나 추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지금보다는 더 추울 것이다.
당장은 주식시장에 큰 조정은 없어보인다. 수출도 증가하고, 기업 이익 전망도 점점 더 좋아지며, 보복소비 증가로 백화점 매출도 최고라고 한다.
하지만 곧 비가 내리려고 한다.
지금 상황은 주역 64괘 중 9번째 풍천소축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본다.
小畜亨(소축형) : 소축은 형통하니
密雲不雨(밀운불우) : 빽빽한 구름에 비가 오지 않은 것은
自我西郊(자아서교) : 우리 서쪽 교외에 머물러있다.
구름이 빽빽해서 곧 비가 내릴 것만 같다.
미국도 헷갈려하는 지금은 "잠시 쉬어가는 것"도 전략이다.
[2021. 5. 12.]
'공생 철학 > 공생 투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투자에서 찾아보는 '자생-공생의 원리' (1) | 2025.03.12 |
---|---|
40만원을 주고 산 (20년전) 투자철학 (하) (0) | 2021.04.24 |
40만원을 주고 산 (20년전) 투자철학 (상) (0) | 2021.04.22 |
'투자하는 철학자'의 투철한 이야기 (0) | 2021.04.20 |